27. 人 間에서
웃음도
사람 사이에
눈물도
사람 틈에서 난다
마음을 재우려거든
人 間을 끊고
산의 침묵을 들으려면
人 間을 떠나
세월을 보려거든
人 間을 버려야지
연을 끊고
훨훨 날아가는 연
미련은 미련함이니
희망을 품었다면
비록 지옥이 마중온단들
人 間에서 헤어져야지
☆. 나는 차(茶)를 모른다. 차의 맛도 멋도 모른다. 새로 나는 찻잎을 하나하나 정성스레 따서 그렇게 말리고 덖고 한 사람
의 정성이 담긴 제대로 된 차를 만난 적이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니, 그런 차를 만났어도 여유와 한가로움으로 사
색을 마셔야 하는데, 살아오면서 한 번도 그런 비트는 여유와 조는 한가로움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사람도 차와 마찬가지가 아닐까? 어떤 부모에게서 태어나 어떤 사회의 틈바구니에서 어떤 덕을 몸에 익히고 배웠느
냐에 따라 맛지고 멋진, 아니면 떫고 비틀린 사람이 될 터이기 때문이다. 특별히 할 일도 해야할 일도 없는 요즘 억지
로라도 난촛잎 여유를 가지고 한가한 척 해보려고 하지만 몸에 밴 극성스러움이 잠깐의 틈을 허락하지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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