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kilshi | 2009-10-05 08:22:01, 조회 : 870 |
은유로 오는 가을
유재영
달빛이나 담아둘까 새로 바른 한지창에
누구의 그림에서 빠져나온 행렬인가
기러기 머언 그림자 무단으로 날아들고
따라 놓은 찻잔 위에 손님같이 담긴 구름
펴든 책장 사이로 마른 열매 떨어지는
조용한 세상의 한때, 이 가을의 은유여
개미취 피고 지는 절로 굽은 길을 가다
밑둥 굵은 나무 아래 멈추어 기대서면
지는 잎, 쌓이는 소리 작은 귀가 간지럽다
♣ 이 시는 유재영 시인의 시집『햇빛시간』
(도서출판: 태학사, 2001)에 실려 있습니다.
'(2021.9.이전) 자유게시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새벽 (0) | 2021.10.14 |
---|---|
정상에 오르면 -알랭 드 보통 『불안』중에서- (0) | 2021.10.14 |
가을 전경 (0) | 2021.10.14 |
용추폭포 (0) | 2021.10.14 |
사진 -설악산 공룡능선- (0) | 2021.1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