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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득하다' -유승도- (대통령 취임식과 봄눈)

최길시 2021. 10. 9. 09:25
글쓴이 kilshi 2008-02-25 15:01:16, 조회 : 907

 

 

새로운 대통령 취임식이 끝나니 조용히 흰 눈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봄을 부르는 겨울의 마지막 전령인 것도 같습니다. 행사 후에 내리는 눈은 서설(瑞雪)이라고 하는데, 이 눈의 의미대로, 제발 앞으로는 대통령이 국민들의 소망을 저버리지 말고, 제 개인 욕심이나 사사로운 감정에 치우치지 말고, 나라가 바른 길로 떳떳하게 나아가도록 이끌어 가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가득하다

유 승 도

산도 지우며 눈이 내린다.

개의 짖음도 흑염소의 울음소리도 지우며 눈이 내린다.

돌담도 지우며 눈이 내린다.

날아가는 까치도 까치가 앉았던 살구나무도 지우며 눈이 내린다.

방 밖으로 나서는 아이의 목소리도 지우며 눈이 내린다.

 

하늘도 지우며 눈이 내린다.

방금 내린 눈까지 지우며 눈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