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kilshi | 2007-04-29 15:36:10, 조회 : 1,014 |
잔인하다는 4월도 내일로 마지막 갑니다. 잔인하였더라도, 가슴 아픈 추억이 있었다 할지라도 마지막이라는 말에는 어쩐지 숙연해집니다. 지난 가을 모든 상념들을 떨쳐버리고 생을 마감한 낙엽들을 의리없이 밀쳐내고, 다시 살아야겠다고 발악하며 솟아오른 싹들은 이 4월에 새로운 삶으로 자리를 잡은 듯합니다. 여러분은 4월을 어떻게 보냈습니까?
내 사랑은
송 수 권
저 산마을 산수유 꽃도 지라고 해라
저 아랫뜸 강마을 매화꽃도 지라고 해라
살구꽃도 복사꽃도 앵두꽃도 지라고 해라
하구 쪽 배 밭의 배꽃들도 다 지라고 해라
강물 따라가다 이런 꽃들 만나기로서니
하나도 서러울 리 없는 봄날
정작 이 봄은 뺨 부비고 싶은 것이 따로 있기 때문
저 양지 쪽 감나무 밭 감잎 움에 햇살 들치는 것
이 봄에는 정작 믿는 것이 있는 때문
연초록 움들처럼 차오르면서, 햇빛에도 부끄러우면서
지금 내 사랑도 이렇게 가슴 두근거리며 크는 것 아니랴
감잎 움에 햇살 들치며 숨 가쁘게 숨 가쁘게
그와 같이 뺨 부비는 것, 소근거리는 것.
내 사랑 저만큼의 기쁨은 되지 않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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