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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감상(124) '소쩍새인들'

최길시 2021. 10. 5. 09:55
글쓴이 kilshi 2007-03-31 08:29:06, 조회 : 985

 

 

3월이 마지막 가는 토요일 아침, 봄비에 촉촉이 젖는 봄날입니다. 전에는 이렇게 새싹이 움틀 때 내리는 봄비를 바라보면 가슴도 젖어들었는데, 지금 삭막하게 느껴지는 것은, 황사 때문인가, 아파트의 회색빛 밀림 때문인가? 나이 때문인가?

소쩍새가 거위들 구구거리는 사이에 살고 있다면, 어떻게든 자기 노래를 알아달라고 피터지게 울어야 하는가? 거위들이 떠나고 조용한 밤이 올 때를 기다려야 하는가?

 

 

소쩍새인들

 

The nightingale, if she should sing by day

When every goose is cackling, would be thought

No better a musician than the wren.

How many things by season, seasoned are

To their right praise and true perfection!

(The Merchant of Venice 5.1.104-108)

 

 

소쩍새인들 대낮에 거위 떼가 구구거리는 가운데서 노래한다면,

굴뚝새보다 나을 것이 없을 게야. 세상만사가 올바른 때와

장소를 만나야만 비로소 정당한 칭찬을 받을 수 있고

그 진가를 나타내는 법이란다!

(『베니스 상인』5막1장 104-108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