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9.이전) 자유게시판

너무 반가웠습니다.

최길시 2021. 9. 28. 20:25
글쓴이 김병승 2005-12-01 23:11:19, 조회 : 1,805

 

최선생님 안녕하십니까?
계절이 어느덧 가을이 지나가고 겨울이 되듯이, 제가 선생님의 곁을 떠나고 일본으로 귀국한지가 어느새 10년이 넘었군요. 해마다 연하장으로 저희 소식은 전해 왔으나, 찾아 뵙지 못한 제자를 용서하십시오. 그리고 오늘 선생님꼐서 전화를 주실 때까지, 이 계시판에 연락을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도 연락을 못한 점도 아울러 용서하십시오.
이번에 정년퇴임을 하신다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마지막 수업)을 실시하신다는 말씀을 듣고 제가 머나먼 일본땅에 있으면서도 바로 참석신청을 하고싶어하는 신정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내년 그 때의 예정이 잡히지 않아 좀더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아무레도 선생님의 기나긴 교편생활 속에서 수많은 제자들이 있고, (마지막 수업)에 참석을 하고싶어하는 사람도 역시 많이 있기 마련입니다. 저는 다른 사람의 방해가 되지 않게 예정이 잡힐 때까지 기다려보고자 합니다.
우리말을 거의 못했던 제가 이렇게 우리말로 편지를 쓸 수 있는 것도 선생님 덕분입니다. 또한 고생이 많았던 모국수학 생활을 중간에서 포기하지 않고 대학원 졸업까지 할 수 있었던 것도 역시 수차레에 걸친 선생님의 질타와 격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때 저희 지도 선생님이 최길시선생님이 아니였으면 아마 모국수학을 중간에서 포기하고 지금의 제 자신이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점을 감안해서라도 꼭 (마지막 수업)은 참석을 하고싶은데...... 혹시 참석하지 못하더라도 조만간에 한국을 반문할 땐 반드시 선생님을 뵙고자 합니다. 그 땐 미리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최근의 저희 소식을 알리고자 합니다. 작년에 태어난 아들 (재인)이는 주변사람들이 제 어린 모습 그대로라 합니다.[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집에서는 우리말도 가르치면서 키우고자 합니다. 집사람과 함께 모두 건강하고 감기도 한번 들지 않습니다. 장사는 아직까지 크게 뜨지 못하고 있으나 꾸준히 노력하고 있으니 언젠가는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날도 오겠지요. 가끔 마음이 약해지는 나날도 있는데 다음에 선생님을 뵐 때는 지금보다 더 성숙된 모습을 보이고자 합니다.
아무튼 모처럼 선생님 목소리를 듣고 너무 반가웠고, 다시 한번 정년퇴임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