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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Letter' -손호연-

최길시 2021. 10. 26. 09:02
글쓴이 kilshi [홈페이지] 2014-01-07 17:35:56, 조회 : 912

 

 

'Love Letter' 는 손호연의 단가(短歌)집.


단가는 일본 고유의 전통 시가 형식의 하나로 5.7.5.7.7. 31자로 이루어지는 정형시다. 와가[和歌]라고도 한다. 5.7.5. 17자로 된 시는 하이쿠[俳句]라고 한다.
그래서 손호연은 우리나라에서보다 일본에서 더 알려져 있고, 아오모리현에는 시비도 서 있다고 한다, 양국에서 문화상도 받았다는데... 이제부터 읽어보려고 한다. 한국어로 번역과정에서 31자에 맞게 할 수 없었을 것임.

*그대여
나의 사랑의 깊이를 떠보시려
잠시 두 눈을 감으셨나요

*하늘나라
어느 역에 내려야
그대 계신 곳 찾을 수 있을까.

*산소의 잡초만 뽑노라
가신 님 위할 길
달리 없으니

*그대는 한결같이 듣기만 하네
나만 말하는 묘소 앞의
긴 이야기

*개켜놓은 그대와 나의 스웨터
포개서 겹치는
기쁨이 있어

*이 손목시계
임종 순간까지 차고 있었네
찰칵찰칵 그대의 숨 쉬는 소리

*불이 붙는 순간 마음이 변해
태우던 사진 속
미소짓는 그대 사진 한 장 구해 내네

*그 가혹한 6.25도 살아남았건만
지금은 헤어지고 말았네
그대와 나

*앞 트인 그대의 속옷 입어보네
섹시했던 볼록한 곳
그 감촉 전해져 오는데

*블라우스 속 브래지어 아래
불타는 마음은 언제 식을까
설레이는 가슴은 언제까지 탈까

*자유로이 오고 갈 날 멀지 않았건만
통일 보지 못하고
가신 님 가엾어라

*그대가 살아있다면
싫다고 얼굴 돌렸겠지
사진 속 그대에게 자꾸만 입 맞추네

*이제 보니 먼저 간 그대가 행복하네
남은 사람의 이 뼈아픈 사정
그 누가 알까

*비밀 이야기하려
그대 귀에 입 갖다 대면
간지럽다고 피하던 그대

*세 잎 클로버 넷으로 쪼개
행운의 네 잎 클로버라고
웃던 그대의 눈 고왔지

*아직은 젊은 그대 살려 주세요
흐느끼는 소리 같네
와이키키해변을 치는 저 파도 소리는

*십 년 세월이 흘렀지
그대의 죽음
눈물 없이 인정하기까지는

*멀어져 가는 나를
부르는 듯한 그대 목소리
뒤돌아보니 노래비만 서 있네

*안 보면 멀어진다고 했나
그건 남의 일
날이갈수록 커져가는 이 그리움

*그대 가고 수많은 부활절은 왔는데
아직 못 오신 그대
어느 부활절에 오시려나

*80난 아내도 괜찮은지요
그대와 만날 날은
다가오는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