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kilshi [홈페이지] | 2013-11-09 22:43:03, 조회 : 1,215 |
소울메이트에서 출판한, 이현우, 이현준 편역의 『명상록(暝想錄)』은, 본래 전체 12개 테마로 된 것을 그대로 번역한 것이 아니고, 그것을 6개로 재분류하고, 핵심되는 것을 골라 재정리한 것이다. 그 중에서 내 마음에 와 닿는 것만 뽑아 옮겼다.
Ⅰ. 나는 이 세상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1)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어떤 목적을 위해 창조되었다. 나는 무엇 때문에 태어났으며,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2) 우주의 장엄함 속에 당신이 차지하는 부분은 얼마나 미미한가. 무한의 시간 속에 당신에게 주어진 시간은 찰나에 불과하다. 운명의 섭리 안에 당신은 얼마나 무기력한 존재인가?
3) 자연은 항상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이 목적에 따라 사물의 시작과 존속, 그리고 사멸이 이루어진다.
4) 우주의 본성이 하는 일이란, 사물들을 뒤섞고, 바꾸고, 교체하며 이 상태에서 저 상태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나라는 존재도 끊임없이 변화를 경험하면서 비로소 존재한다.
5) 시간은 강물과 같아서 모든 피조물들을 끊임없이 흘러가게 한다. 하나의 사물이 나타나는가 하면 이내 곧 과거 속으로 사라져 버리고, 뒤이어 또 다른 사물이 생겨날지라도 그 역시 쉬이 스쳐 지나가 버리고 만다.
6) 머지않아 우리 모두는 대지에 덮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대지 역시 시간 속에서 변화할 것이다. 이 변화로 인해 생겨난 것들도 결국 끊임없이 변화해 갈 것이며 다시 우주의 목적에 따라 제자리를 찾게 될 것이다.
7) 모든 활동의 적당한 때를 정하는 것은 자연의 몫이다. 어떤 일이라도 적절한 순간에 그만 둔다면 그 때문에 피해가 발생하는 일은 없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Ⅱ. 내일부터의 인생을 특별 보너스라고 여겨라.
1) 에픽테토스가 말하기를, “당신의 자녀와 입맞춤을 하는 순간에도 마음속으로 ‘어쩌면 너(나)는 내일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라”고 했다. 죽음이란 출생과 마찬가지로 자연의 신비 중의 하나다.
2) 너의 대리석(大理石)은 흙의 경결(硬結), 너의 금은(金銀)은 흙의 잔사(殘渣)에 지나지 못하고, 너의 명주(明紬) 옷은 벌레의 잠자리, 너의 자포(紫袍)는 깨끗지 못한 물고기의 피에 지나지 못한다. -이 부분은 교과서에서 옮김-
3) 마지막 죽음의 순간이 내일 닥칠지, 혹은 수십 년 후에 닥칠지 개의치 마라. 장수를 누리고 죽는 노인이나 요람에서 죽는 아기 사이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Ⅲ. 내 영혼 속보다 더 조용하고 평온한 곳은 없다.
1) 오늘 나는 온갖 번뇌로부터 벗어나게 되었다. 아니 내 자신 속에 있는 온갖 번뇌를 몰아냈다고 하는 것이 옳겠다. 왜냐하면 번뇌라는 것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안에 존재하는 것으로, 바로 내 사고 안에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2) 하루하루가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아라. 절대로 화를 내지 말고, 몰인정하지 않으며, 자기를 과시하지 않는 것. 이것이야 말로 완전한 인격에 도달하는 길이다.
3) 행동을 할 때 그 목적에 대하여 자문하는 습관을 들여라. ‘이것을 하는 목적이 무엇인가?’라고. 이 질문을 누구보다도 먼저 자기 자신에게 하라.
Ⅳ. 인생의 길에서 내 영혼이 비틀거리게 하지 마라.
1) 어떤 일이 성취하기 어렵게 느껴진다고 해서 그것이 인간의 능력 밖의 일이라고 단정 짓지는 마라. 모든 것이 당신의 능력 범주 안에 있다고 적극적으로 생각하라. 당신은 절대 미래의 일로 인해 번민에 빠져서는 안 된다. 그것이 반드시 부딪쳐야 할 일이라면 당신은 그 문제에 맞서기 위해 무장한 이성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내일도 능히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2) 당신을 괴롭히는 고민들 가운데 상당 부분은 전적으로 당신의 공상이 빚어낸 쓸데없는 것들이다. 당신에게서 이런 것들을 제외하고 보다 넓은 세계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하라.
3) 정신이 타락하는 것은 우리를 둘러싼 환경의 부패나 파괴보다 훨씬 더 무서운 일이다. 환경의 오염은 우리의 동물적 생명을 빼앗아 가지만, 정신의 오염은 우리 인간성을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4) 야망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이 성취한 업적에서 선을 찾으려 하고, 쾌락을 추구하는 사람은 말초신경의 감각에서 즐거움을 찾는다. 그러나 분별력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행동을 기쁨의 원천으로 삼는다.
5) 후손들이 당신에 대해 무슨 얘기를 하고 어떤 평가를 내리든지 그것이 도대체 당신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한 층의 쌓인 모래조차 곧바로 다음 모래층으로 뒤덮여버리는 것을 상기하라. 다른 사람이 말하고 행동하고 생각하는 것에 개의치 않고 오직 자신의 행동이 바르고 순결하기에만 관심을 갖는 사람은 세월을 아끼고 마음의 평온을 얻는 자이다. 선한 사람은 타인의 결점을 찾으려고 곁눈질하지 않으며, 오직 자신의 목표를 향해 벗어남 없이 힘차게 나아갈 뿐이다.
Ⅴ. 용서하고 화해하는 것은 인생의 소중한 의무다.
1) 가장된 진실은 가슴에 숨긴 단도와 같다. 탈을 쓴 늑대의 우정처럼 가증스런 것은 없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이런 위선을 피하라. 참으로 선하고 진실하고 좋은 의도를 가진 사람은 그의 모습으로 자신의 마음을 보여주기 때문에 그것을 보지 못할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이다.
Ⅵ 정의를 성취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성공이다.
1) 공공의 이익을 위한 일이 아니라면 굳이 다른 사람의 일에 관여하는 데 인생을 허비하지 마라. 누가 무엇을 왜 하는지, 다른 사람의 말이나 생각이나 계획 따위에 관심을 빼앗기다보면 정작 자기를 다스리는 내면의 소리에 대한 집중력이 흐트러져 다른 일들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 것이다.
2) 자신의 마음과 내면의 신성, 그리고 선을 위한 봉사를 최고의 가치로 아는 사람은 가식적이지 않고, 불평을 늘어놓지 않으며, 고독 속에 은둔하거나, 대중 속에 휩싸이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3) 연극이 끝나기 전에 무대에서 내려오는 배우가 없듯이, 운명의 여신 또한 그러한 사람의 생이 완성되기까지는 생명을 빼앗아가지 않는다. 그에게서는 일체의 노예근성이나 허식을 찾아볼 수 없고, 그는 다른 사람을 의지하지도 멀리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책망을 받을 일도, 쥐구멍을 찾을 필요도 없다.
4) 당신이 지금까지 경험했던 일들, 그리고 그동안 감내했던 모든 일들을 회상해 보라. 그리고 당신의 인생의 막이 내려지고, 삶의 모든 짐이 벗어질 때를 생각해 보라. 당신은 한평생 얼마나 많은 아름다운 일들을 보아왔는지, 쾌락이나 고통은 얼마나 멀리해 왔는지, 명예를 얼마나 무시해 왔는지, 소외된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베풀어 왔는지를 곰곰이 돌이켜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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