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kilshi [홈페이지] | 2013-12-06 17:19:09, 조회 : 1,885 |
1. 황금의 잠언
호메로스의 시구
사람은 나뭇잎과도 흡사한 것.
가을바람이 땅에 낡은 잎을 뿌리면,
봄은 다시 새로운 잎으로 숲을 덮는다.
세상은 한 큰 도시. 너는 이 도시의 한 시민으로 이때까지 살아왔다. 아, 온 날을 세지 말며, 그날의 짧음을 한탄하지 말라. 너를 여기서 내보내는 것은, 부정한 심판관이나 폭군이 아니요, 너를 여기 데려온 자연이다. 그러니 가라. 배우가, 그를 고용한 감독이 명령하는 대로 무대에서 나가듯이 아직 5막을 다 끝내지 못하였다고 하려느냐? 그러나 인생에 있어서는 3막으로 극 전체가 끝나는 수가 있다. 그것은 작가가 상관할 일이요, 네가 간섭할 일이 아니다. 기쁨을 가지고 물러가라. 너를 물러가게 하는 것도 혹은 선의에서 나오는 일인지도 모를 일이니까.
2. 마리우스의 독백
어린 여자아이가 일터에서 돌아오는 거칠기 짝이 없는 벽돌굽는 노동자를 마중하러 달려 나온다. 그 어린 소녀는 거친 일꾼의 팔에 매달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 일꾼은 딸아이를 통해서 자기가 처한 세계와는 전혀 생소한 세계의 그 무엇, 자기와는 한없이 멀면서 지극히 현실적인 그 무엇, 속세의 정화제같은 그 무엇에 손을 뻗어 도달하여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보다 고결한 영혼, 만상에 담긴 보다 정교한 실체, 그럼으로써 부드러운 손길의 애무를 강요하는 실체, 바로 이것이 그 일꾼에게 어린 딸이 이미하는 바인 것이다.
3. 마리우스의 죽음
(계속)
읽어가는 도중에 도무지 이해가 되지않는 문장들이 자주 나와, 번역자가 다른 '페이터의 산문'을 다시 빌려와 대조해 보았다. 그런데 중요한 착오가 있었다. 나는, 월터 페이터가 지은 '페이터의 산문'이라는 책이 있어 그것을 번역한 것인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라, 페이터가 지은 여러 저서들 -평론, 소설, 비평, 감상문, 등등- 중에서 조금씩 발췌하여 번역하여 '페이터의 산문'이란 제목들을 붙였던 모양이었다. 때문에 두 책의 내용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내가 늘 읽고 싶었던 부분은, 국어교과서에 나왔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에 나오는 것을 페이터가 '황제의 연설문'이라고 쓴 것이 전문이 아니라 일부분이라고 생각하여 그 전문을 보고 싶었는데, 교과서에 나오는 것이 전부였다. 나머지 부분들을 뒤적여 보았지만, 나를 감동시킬만한 부분이 별로 없고, 번역들도 난해한 문장으로 되어 읽기를 여기에서 중단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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