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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유년기 시절)

최길시 2021. 10. 24. 10:29
글쓴이 윤 철호 2012-12-11 14:45:14, 조회 : 1,119

 

 

선생님, 잘 지내고 계시는지요.

옛 생각(선생님은 아마 청년시절이셨겠지만) 에 어린 시절을 회상해 봅니다.
어릴적, 저의 집은 두 채로 나뉘어진 초가집에 할아버지,할머니, 부모님, 삼촌,고모, 저희 삼남매가 살았읍니다.

기억이 시작되는 첫 번째, 장면(4-5세 추정)은 호롱불이 켜있는던, 할머니 방입니다. 어렸을때,할머니의 품속에서 잠들던 기억과,
새마을 운동이 한창인지라, 동네에 스피커에서는 '새마을 노래'가 울려 퍼지고,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분주히, 다니던 모습들도
눈에 선합니다.
아버지는, 무척 근면하신 분인데, 1년 내내 일손을 놓지 않고 지내 셨습니다.
그 시절 시골(강원 철원)의 초가집을 허물고, '쓰레트 지붕'으로 개축하던 '붐'이 일어, 동네가 순식간에, 바뀌어 갔습니다
'설날'이 다 가올때쯤 되면, 할머니는 커다란 가마솥(쇠죽을 끓이던)에 엿을 고우셨는데, 엿이 되기전인, '조총'을
작은 항아리에 담아 두어, 겨울내에, 간식거리로 , 혹은 손님 접대용으로 구운 가래떡과 같이 내 놓으셨습니다.
집에, 커다란 오동나무가 있었는데, '설날'이고 '추석'이고 다가오기 몇칠전이면, 어김없이, 나무위에서 까치가 울었고, 신기하리 만치,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던, '고모'가 설을 쇠러 왔습니다.
할머니는 두부를 집에서, 만드셨는데, 기름장에 두부를 찍어 먹고, 비지는 찌개를 만들어 밥에 비벼 먹었는데, 지금 회상해 보면,
그 맛이 일품이었던 거 같습니다.
국민학교에 입학하여, 겨울날, 아침을 하고 학교에 가려, 문지방을 나설때면, 할머니는 소먹일,여물을 쑤던, 부뚜막 위에 신을 데워서 손자들에게 신발을 신켜 주셨습니다.

제가, 성장해 감에따라, 모든 것이 바뀌어 갔습니다.
저 성장에서 고성장으로, 286 도스 컴퓨터에서, 윈도우 시스템 의 변화처럼,
왜 그리 시간이 빨리도 가는지..., 단편 드라마 보다 짧은 것 같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를 가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기르다 보니, 이제는, 할머니도, 어머니도 계시지 않습니다.

금일, 뉴스를 보니,가족도, 이제는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수의, 1/4을 차지 한다고 하는군요.
스마트(SMART) 하면 할수록, 우리가 지킬수 있는 소중한 것 들이, 너무 빨리 포기되는 시대인것 같습니다.
요즘, 때때로 아이들에게 저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하여주면, 아주 좋아 합니다.

이국의 겨울날에, 무한한 정을 주시던 할머니가 생각나서 몇 글자 적어 보았습니다.

제자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