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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낙비 쏟아지듯 살고 싶다' -용혜원-

최길시 2021. 10. 16. 09:36
글쓴이 kilshi 2010-07-19 08:28:20, 조회 : 1,082

 

 

소낙비 쏟아지듯 살고 싶다

용 혜 원

여름날 소낙비가 시원스레 쏟아질때면

온 세상이 새롭게 씻어지고

내 마음까지

깨끗이 씻어지는 것만 같아

기분이 상쾌해져 행복합니다

 

어린 시절 소낙비가 쏟아져 내리는 날이면

그 비를 맞는 재미가 있어

속옷이 다 젖도록 그 비를

온몸으로 다 맞으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흠뻑

젖어드는 기쁨이 있었기에

온몸으로 온몸으로

다 받아들이고 싶었습니다

 

나이가 들며 소낙비를 어린날처럼

온몸으로 다 맞을 수는 없지만

나의 삶을

소낙비 쏟아지듯 살고 싶습니다

 

신이 나도록

멋있게

열정적으로

후회 없이 소낙비 시원스레 쏟아지듯 살면

황혼까지도 붉게붉게 아름답게 물들 것입니다

사랑도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 이 시는 용혜원 시인의 시집인 『용혜원 사랑 시집』

(도서출판: 책 만드는 집, 2009에 실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