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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에타 랙스의 불멸의 삶' -김정한 김정부 옮김-

최길시 2021. 10. 29. 07:22
글쓴이 kilshi [홈페이지] 2017-03-26 09:10:18, 조회 : 859

 

 

조선일보 토요일마다 나오는 관심 있는 ‘Books'에 눈에 익은 책이 나와 반가웠다. 언젠가, 강릉고 제자라며 한림의대 강남성심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인 김정한 군이 자기가 번역했다고 보내준 책.

책을 받았을 때, 솔직히 고맙기는 한데 좀 부담스러웠다. 모처럼 보내준 책인데 읽어보지 않을 수는 없고, 부피가 만만치 않아, ‘야 이거 내가 다 읽어낼 수 있을까, 읽다가 중도에 그만두는 일이……?’ 더구나, 나는 오래 전부터 번역서는 어쩔 수 없이 읽어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가급적 읽지 않고 있었다. 그건 어설프고, 때로는 엉터리 번역도 있어, 읽고나서 실망하든가 중도에서 덮어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었다. 며칠을 밍기적거리다가 펴들었는데, 놀라움과 재미에 빠져 며칠 만에 다 읽고는 감동도 하고 감탄도 했다.

아니, 전문 번역가도 아니고, 문학쪽과는 거리가 있을 의사인 그가 어떻게 이렇게 우리 입맛에 맛있게 번역을 잘 했을까?’ 전화로 칭찬을 해 준 적이 있던 그 책이었다.

사실 그 책을 읽고도 나는 김정한이 누구였던가를 기억해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그는 나와 편지도 주고받은 사이였었다. 반가운 만남도 가졌고, 내 저서에 그의 글이 실리는 계기가 되었는데, 그가 소설을 정신없이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어, ‘그 번역이 그냥 나온 게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 국어선생으로 해 주고 싶은 말은, ‘자네, 문학적 소질이 충분히 있는 것 같은데, 한창 일할 지금 곁눈질하는 건 직무 태만이 될 수 있으니 옳지 않은 것 같고, 이담 노후 한가해지거든 꼭 문학에 도전해 보기를 권하네. 일본에서 75세에 아쿠타가와 상을 받은 사람도 있으니까…….’

 

인간의 육체’, ‘정의와 모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꼭 한번 이 책 읽어보기를…….

 

아 참, 그리고 그 책은 내 서가에 썩히기 아까워 자네 허락도 없이 사인해 놓은 그대로-그대로도 괜찮다고 해서- 우리 동백도서관에 기증했다네. 지금 보니 좀 아까운 생각도 드는데…….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