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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

최길시 2021. 10. 29. 06:45
글쓴이 kilshi [홈페이지] 2016-12-03 08:51:27, 조회 : 652

 

 

이순원이 소설가가 되었다는 소리는 일본 나고야에서 들었다. 누군가의 편지(편지를 자주 보내주었던 한덕현일 가능성이 높지만)에서, 무슨 문학상을 받았다고 했다. 그걸 듣고 반갑고 놀랍고 신기하고 ……. 순간적으로 빠르게 들어왔다 빠져나가는 혼란스러운 감정 속에는 부끄럽고 미안함도 있었다. 아무리 생각을 뒤집어엎으며 그가 소설가가 된 것에 내 가르친 뭘 좀 갖다붙여보려고 해도, ‘이런 게 대학입시나 입사시험에 잘 나온다는 얘기는 했어도, 문학적 감성이나 스토리텔링 같은 말을 쥐고리만큼이라도 해 준 기억이 도무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그런 쪽으로도 좀 수업을 했더라면(솔직히 그쪽으로는 내가 뭐 아는 게 없었으니까) 지금 내가 이렇게 전연해 하지 않아도 되고, 더 많고 훌륭한 문인들을 낼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휘운이가 몇 십 권이나 보내준 삿포로의 여인을 읽으면서, 1975년 순원이가 내게 붙여준 아오모리(靑森)’를 생각했다. 그 덕에, 나와 우리 가족의 인생을 바꾸어놓은 일본과의 인연이 성사가 됐는지도 모를 일이라는 생각을 하며……. 그것이 이번 동리문학상의 수상작이 되다니…….

이제는 좀 느긋해져 쉬고싶을 때도, 게으름을 피울 때도 됐을 법한데, ‘삿포로의 여인을 출판하면서 다른 걸 준비고 있다고 해서, 내년쯤에는 새 걸 볼 수 있겠구나 했더니, 9월인가에 새 작품을, 그것도 자료준비를 많이 해야하는 걸 탈고해 출판사에 넘겼다고 하여, 속으로 이렇게 속성으로 만들어내도 되는가?’ 했다. 재능만 뛰어난 게 아니라 열정도 대단하다는 것에 감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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