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김명기 [홈페이지] | 2013-05-31 07:10:41, 조회 : 1,051 |
아직은 마실 만하다 술. 그러나 젊은 시절처럼 마시면 다음날 아침이 많이 힘들다. 요즘은 소주 한 병 이내로 자제한다. 가끔 동창회 같이 부담 없는 자리에 가면 두 병까지도 마신다. 당연히 다음날은 힘들고, 후회한다. 이것을 반복할 때마다 나 자신을 책망한다. ‘건강하지 않으면 술도 끝이다. 모든 행복은 유통기한이 있다.’
“이젠 돈 못 버는 술자리는 하면 안 돼.”
얼마 전 들은 이야기다. 우리 나이가 이미 50대. 일주일은 7일밖에 없다. 이중 1~2일은 가족에게, 매일 마실 수 없으니 1~2일은 휴주다. 그런 일주일에 진지한 술자리는 우리 건강상 1~2번이 적당할 것이다. 이런 귀중한 날에 만담홍소만 할 수 없다는 요지. 동의한다.
그러나 나는 술을 사랑한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술을, 내가 좋은 사람들하고만 마신 기억이다. 술을 사업의 연장이나, 술을 사람의 기분을 맞추는 도구로 사용한 적이 없다. 즐겁게 마시고 따스한 정을 나누고, 흐뭇한 기분으로 흔들흔들 귀가한 것이 전부다. 나는 대소청탁을 가리지 않으나, 술 상대는 극히 가린다. 사람의 인연으로 삶의 길흉이 나누어지는 탓이다. 사람을 만나는 일은, 대개 접촉사고에 지나지 않는다.
사업상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한 밤중에 나오라고 불현 듯 전화가 온다. 나는 정중히 거절한다. (이 사람들은 가정도 없나?) 밤 10시면 이미 내게 취침시간이다. 나는 새벽5시면 일어나 일을 시작해야 한다. 술자리에서 줄을 세우고, 술자리에서 킁킁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일 따위는 사절이다. 그 술이 목구멍으로 넘어가겠나? 醉中妄言, 醒後悔(취중망언 성후회). 나는 그렇게 알고 있다. 그래서 난 진정한 사업가가 아닌가 보다.
어떻게 할까? 이 늦은 나이에 이제부터라도 귀중한 하루 이틀을 쪼개서 불편한 술자리를 해야 하나? 어쩌면 말에 관한 이야기만 끊임없이 떠드는 나 같이 사람이, 사업상 술자리에 낀다는 자체가 이미 그들을 불편하게 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더 큰 기회보다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에 나는 더 집착한다. 이런 고민이 이미 힘들다.
이제 사 느끼지만, “모든 사람과 함께 하며, 모든 사람을 불편하게 않는 자가 제왕의 덕을 갖춘 자”다. 개인 의견을 추가하자면, 제왕의 덕이 없는 자가 그런 짓을 했다간, 인구에 회자되어 곧 걸레가 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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