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김명기 [홈페이지] | 2013-03-06 15:00:42, 조회 : 908 |
담쟁이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잎 하나는 담쟁이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벽을 넘는다
'(2021.9.이전) 자유게시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년에 돌아보니 부끄러운 일 둘 (4) | 2021.10.25 |
---|---|
중년에 돌아보니 부끄러운 일 하나! (7) | 2021.10.25 |
송구영신 (2) | 2021.10.25 |
과거에 대한 자세 (6) | 2021.10.25 |
'井水[우물물]' -김윤안- (3) | 2021.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