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kilshi | 2011-08-01 16:44:25, 조회 : 795 |
여름날 밤에
양 성 우
살아 있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이 여름날 무성한 나뭇잎들과 함께 하루를 보내고,
땅거미 내린 뒤에 팔을 베고 누워
풀벌레 소리를 들으니 즐겁다.
지나간 날들은 흐르는 물처럼
또다시 되돌아오지 않는다.
그동안 나의 욕심이 내 자신을 거듭하여
넘어뜨렸지만,
아직도 내가 이곳에 남아 있음은 신의 은총이다.
사람이 온갖 유혹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무슨 까닭인지 나는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다.
다만 한 가지,
숲으로 날아드는 저녁 새들을 비롯하여
모든 살아 있는 것들에게
나 홀로 잊혀지지 않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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