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권오익 | 2009-02-13 20:18:36, 조회 : 1,283 |
귀가(?)하신 아드님에게 축하를 드립니다.
그동안 마음 졸이신 선생님과 사모님에게도 축하의 인사드립니다.
얼마 전 보도를 보니 요즘은 외과 특히 흉부외과는 다들 기피하는 파트라
의사 구하기 어려워 수술을 못할 지경이라고 하던데
아드님께서는 그 어렵다는 흉부외과를 지원 하셨으니.......
짐작하건데 아드님은 의사로서의 사명감이 투철해 보입니다.^^
6 년 전
어지간한 산은 거뜬히 오르내리고 아침저녁으로 반주삼아 소주 한 병은 말끔히
비우시던 부친께서 갑자기 돌아가자 충격을 받았습니다.
장례를 마치고 심신이 너무 괴로워 대학병원에서 제대로 된 종합검진을
받았습니다.
결과는 생각이상으로 나빴습니다.
의사 왈; 이렇게 몸 관리를 안 하시면 큰일 납니다.
겁을 잔뜩 먹고 30년 가까이 즐겨 피던 담배와 김 혜 수보다도 더 좋다고
노래를 부르던 술을 멀리 했습니다.
멀리 했다는 표현보다는 아 에 끊었다고 봐야지요.
주위에서는 이런 나의 모습에 독하다.
어떻게 하루아침에 술과 담배를 끊을 수가 있나? 하고 놀라지만
끊지 않으면 큰일 난다는데 나라고 별수 있나요? ㅎ
그 후 꾸준히 약도 먹고 정기적으로 진단도 받으면서 지내옵니다.
난 사람들에게 일관되게 말합니다.
“의사들은 돈을 많이 벌어야 된다.”고
꼭 돈이 성공의 기준은 아니지만 돈이 노력의 대가 중에 하나라고 본다면
의사는 돈을 많이 받아야 된다고.
솔직히 누가 어떤 사람이 자기 생명을 지켜주고 관리해 주는 부류가 있습니까?
나는 의사에 대한 일부의 이런저런 부정적인 논란에도 불구하고
의사라는 직업은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대우를 받아야 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처가에 의료인이 많습니다.
처사촌 중에 의사가 3명(안과1, 치과1, 이비인후과1.)이고 여자사촌 중에는
모 국립대학 간호학교수(학장역임)도 있습니다.
또 처남은 장인이 내과의사로 영주에서 병원을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약사인 처형 아들이 의대에 합격했습니다.
장모님에게
“맨 날 의사조카들 자랑하다가 이제 손자(물론 외손이지만)가 의대에 들어가니
기분이 좋으시죠?”하니 80 노인네가 흐뭇해하십니다.
딸내미에게 의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세뇌교육을 시킵니다.
아픈 사람을 고쳐주는 직업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냐고 설파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초등시절엔 관심을 갖더니 크면서는 들은 척도 안합니다.
아마 주위에서 의사는 힘든 직업이다, 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선지
지레 손 사레를 칩니다.
쉽고 편한 것만 추구하려는 요즘 아이들의 전형적인 모습이지요.
그러나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이 변하는 시기이니 아직까지는 포기하지 못하고
어디 한번 도전이나 해 보자, 하고 권유해 보지만
어디까지나 이 애비 혼자만의 꿈이라는 걸 잘 압니다.
가까이 지내는 동호친구 아들 중에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강남에 있는 모 고등학교에서 3년 내내 1등을 했으니까요.
그 친구는 물론 부인도 그 아이를 서울의대에 보내려고 했죠.
과연 기대 되로 이번에 서울의대에 들어가고도 남을 점수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가 한사코 의사되기를 거부해서
결국은 서울공대에 들어갔습니다.
그 친구 내외는 못내 아쉬워했지만 아이의 소신이 그렇게 확고하니
어쩔 수가 없었답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얘기가 실감이 나더군요.
그래도 요즘 같은 세상에
의사보다는 공학도가 되겠다는 그 아이의 결심에 박수를 보내는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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