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kilshi | 2008-08-04 00:00:47, 조회 : 835 |
8월 4일이라는 날은 일진(日辰)이 별로 좋지 못한 모양이다. 이날의 역사를 가만 보니, 온통 재앙과 불운으로 점철되어 있다.
2003.08.04 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 회장 투신자살
1986.08.04 독립기념관 화재
1957.08.04 전국에 수해(사망 247명, 이재민 6만여명)
1926.08.04 윤심덕ㆍ김우진, 현해탄에 동반 투신자살
1914.08.04 제1차 세계대전 발발
1875.08.04 덴마크 동화작가 안데르센 사망
그러고 보니, 1964년 8월 4일은, 그 때 기차역이 생긴 지 몇 년 되지 않은 푸시시한 강릉역에서, 장정열차(壯丁列車)를 타고, 내가 논산훈련소에 입대하러 가던 날이었다. 중복 가까운 한여름의 태양은 사정없이 이글거렸고, 포장이 덜된 도로는 흙먼지가 풀풀 날리고 있었다. 그 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어떤 감정이었을까? 아무 기록을 해 놓지 않아 떠오르는 것이 없다. 그냥 내게 지워진 짐을 풀어놓기 위해서 겪어야 할 과정이라는 생각밖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팬티에 어머니가 만들어 준, 작은 주머니마저 없었다면 참 암담했을 것이다.
-징집열차-
'(2021.9.이전) 자유게시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인수 회원 가입, 환영 (0) | 2021.10.10 |
---|---|
또 다른 8월... (1) | 2021.10.10 |
팔월 -도가 지나치면- (7) | 2021.10.10 |
'아, 부끄럽구나 인간들이여,' -실락원, 중에서- (6) | 2021.10.10 |
'묵언의 날' -고진하- (0) | 2021.1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