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kilshi | 2008-07-12 12:07:17, 조회 : 780 |
여행 중에 쌓인 우편물 속에 ‘맑고 향기롭게’ 7월호도 있었다. 언제나 첫머리에 실리는 법정스님의 ‘산방한담’에 이런 대목이 있었다.
(전략)
요즘은 거의 책을 보지 않는다. 눈이 번쩍 띄는 그런 책을 가까이 접할 수도 없지만, 비슷비슷한 소리에 진력이 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돋보기를 맞추어 쓴 지가 10년도 훨씬 넘기 때문에 눈이 쉬이 피로해져서 책을 멀리 하게 된 것이다. 어쩌면 다행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종이에 활자로 박힌 남의 글보다는 내 자신을 읽고 들여다보는 시간이 보다 소중하게 여겨진다.
-중략-
‘홀로 명상하라.
모든 것을 놓아버려라.
이미 있었던지를 기억하지 말라.
굳이 기억하려 하면 그것은 이미 죽은 것이 되리라.
그리고 거기 매달리면 다시는 홀로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저 끝없는 고독, 저 사랑의 아름다움 속에서 그토록 순결하고 그토록 새롭게 명상하라.
저항하지 말라.
그 어떤 것에도 장벽을 쌓아두지 말라.
온갖 사소한 충동, 강제와 욕구로부터
그리고 그 자질구레한 모든 갈등과 위선으로부터 진정으로 온전히 자유로워지거라.
그러면 팔을 활짝 벌리고
삶의 한복판을 뚜벅뚜벅 당당하게 걸어갈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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