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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현 -'들꽃 이야기' 중에서-

최길시 2021. 10. 7. 11:08
글쓴이 kilshi 2007-10-15 23:29:35, 조회 : 1,077

 

 

누구나 훨~훨~ 날아보고 싶지요. 이것저것 걸쳐진 것 훌훌 벗어던지고, 이리저리 엉켜있는 것들 잘라버리고, 단초롭게 아무 거리낌없이 마음 가는 대로 말입니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그렇게 쉽지 않지요. 그야말로 야멸찬 결심을 하기 전에는……. 그것이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하기도 하고, 인연이라는 것 때문에 어렵기도 합니다.

 

 

날고 싶은...

 

발목을 잡고 있는 인연 때문에

날아가지 못해 긴 한숨으로 앉아 있지만,

 

어미닭을 따르는 병아리는

꿩의 날씬한 다리와

꼬리짓이 분주한 종달새의 몸짓으로

가고 싶은 대로 어디론가 떠나고 싶고,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듯한 해오라비는

제비의 날렵한 몸매와

수리, 매의 힘찬 날개짓으로

저 넓은 하늘로 날고 싶다.

 

- 하금현 사진집 『들꽃 이야기』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