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김명기 [홈페이지] | 2013-06-03 16:11:36, 조회 : 1,320 |
오늘 모 초등학교 교장선생님께서 방과후교사들을 불러 덕담과 훈화를 하셨다. 이런 일은 참 드문 경우다.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매 분기마다 이렇게 노 교장선생님의 배려가 느껴진다. 그런데 오늘은 파란색 풀 조각을 가져 오셨다. ‘이게 뭔지 아시는 분?’ 내가 곁에서 보니 풀피리였다.
“풀피리요.”
“하하... 정확히는 보리피리입니다.”
“네에...”
“요즘 초등학교 한 반에 보리피리 만들 줄 아는 아이는 전혀 없습니다. 본적도 없는 아이들이 많지요. 그래서 내가 이 보리피리를 각 반마다 돌며 일일이 지도하고 있어요. 책에는 ‘보리피리 만드는 법’ 해서 길이는 3Cm, 납작하게 만드는 부분은 1Cm... 이렇게 씌여 있습니다. 그대로 만들면 과연 보리피리가 만들어 집니까? 절대 안 됩니다. 그런데도 시험에는 3Cm, 1Cm 라고 쓰면 정답입니다. 이게 우리 교육의 문제입니다.
이런 것은 절대 말로 전할 수 없는 것입니다. 몇 번씩 실패하면서 직접 느껴봐야, 아하! 여기 정도에서 납작하게 만들고, 입술로 불면서 진동을 느껴야 합니다. 그래야만 보리피리가 만들어 집니다. 여기에 교사의 道(도)가 있습니다. 어린제자에게 이걸 외워라. 저걸 외워라. 틀렸구나. 맞았구나. 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알아야 할 것들을 즐겁게 배우도록 하는 것입니다.
말로 전할 수 없는 것을 제자들에게 알려주고, 느끼게 하고, 마침내 진짜 보리피리의 소리를 듣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3Cm, 1Cm 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완성 된 피리소리를 들으며 공부가 즐겁다는 것을 알게 되면 스스로 공부하게 되고, 그것이 한 아이의 인생을 바꾸는 것입니다. 그게 우리 교사의 역할입니다. 좋은 스승을 만난 다는 것은 운이지요. 좋은 교육을 받게 되는 것도 운입니다. 다만 우리가 스스로 그 운 좋은 제자를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무슨 말인지 이해하시지요?”
어떻게 모르겠습니까? 교장선생님. 귀한 그 말씀 고대로 기억했다가 우리 승마 선생님들께도 전하겠습니다. 아이에게 보리피리 만드는 법을 교육하는 교장선생님처럼, 우리도 한 명 한 명 말로는 전할 수 없는 말 타는 법을, 그 느낌을, 그 소중한 시간을 학생들과 함께 하며 차근차근 지도하겠습니다...
'(2021.9.이전) 자유게시판' 카테고리의 다른 글
300년전 사람들도 알고 있던 것.... (4) | 2021.10.25 |
---|---|
아내는 천재 위의 萬(만)재? (4) | 2021.10.25 |
리더의 조건 (6) | 2021.10.25 |
중년 남성이여 정신적 ,이성(異性)적 힐링이 필요 하시다면 울릉도로 떠나세요! (3) | 2021.10.25 |
이젠 돈 못 버는 술자리는 하면 안 돼 (5) | 2021.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