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kilshi | 2009-10-19 08:11:52, 조회 : 1,035 |
사랑해야 하는 이유
문 정 희
우리가 서로 사랑해야 하는 이유는
세상의 강물을 나눠 마시고
세상의 채소를 나누어 먹고
똑같은 해와 달 아래
똑같은 주름을 만들고 산다는 것이라네
또 하나의 이유는
세상의 강가에서 똑 같이
시간의 돌멩이를 던지며 운다는 것이라네
바람에 나뒹굴다가
서로 누군지도 모르는
나뭇잎이나 쇠똥구리 같은 것으로
똑같이 흩어지는 것이라네
♣ 이 시는 문정희 시인의 시집『양귀비 머리에 꽂고』
(도서출판: 민음사, 2008)에 실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