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국민학교, 강릉사범병설중학교, 강릉사범학교의 동기동창에묵호국민학교에서 2년간 같이 근무했던 그야말로 찰떡같았던 인연이었다.1963년 3월에 헤어져 오늘 62년 여만의 해후.14년을 함께했던 그 사연이 저 푸른 바다보다도 깊었다. 거기에다 강릉은 한 다리 건너면 모두 친척이고 친구고 동료였기 때문에 둘의 주변에 있었던 인물도 이름만 대면, ‘아 그 사람, 지금 어디서 무얼 해?’하며 이야기가 끝날 수 없었다.올 때마다 무섭게 으르령거리던 파도도 오늘은 둘 다 보청기를 낀 둘의 대화에 방해될까 두려운지 소리도 내지 않고 모랫불을 핥고 있고, 저멀리 오리 십리 바위가 바라다보이는 경포 바닷가 모래 언덕에 앉아 해가 서산에 넘어갈 때까지 아련했던 사연들을 주고받으며 추억을 되살렸다.그리고 헤어져 나는 호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