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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한하운-

최길시 2021. 10. 10. 09:21
글쓴이 kilshi 2008-06-02 10:19:43, 조회 : 1,524

 

 

<한국인의 애송 동시>

 

개구리

한 하 운

가갸 거겨

고교 구규

그기 가.

 

라랴 러려

로료 루류

르리 라.

 

한하운(韓何雲) : 본명 태영(泰永). 함경남도 함주 출생. 중국 베이징[北京]대학 농학원을 졸업한 후 함남·경기 도청 등에 근무하다가 나병의 재발로 사직하고 고향에서 치료하다가 1948년에 월남, 1949년 제1시집 《한하운 시초(詩抄)》를 간행하여 나병시인으로서 화제를 낳았다. 이어 제2시집 《보리피리》를 간행하고, 1956년 《한하운시전집》을 출간하였다. 1958년 자서전 《나의 슬픈 반생기》, 1960년 자작시 해설집 《황토(黃土) 길》을 냈다. 자신의 천형(天刑)의 병고를 구슬프게 읊은 그의 시는 애조 띤 가락으로 하여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다.

 

그의 시 두 편

 

가도 가도 붉은 황토길

숨막히는 더위 뿐이더라.

 

낯선 친구 만나면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

 

천안 삼거리를 지나도

쑤새미 같은 해는 서산에 남는데.

 

가도 가도 붉은 황토길

숨막히는 더위 속으로 쩔룸거리며

가는 길.....

 

신을 벗으면

버드나무 밑에서 지까다비를 벗으면

발꼬락이 또 한 개 없다.

 

앞으로 남은 두 개의 발꼬락이 잘릴 때까지

가도 가도 천리 먼 전라도 길.』

- <전라도 길. 1949> -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 되어

 

푸른 하늘

푸른 들

날아다니며

 

푸른 노래

푸른 울음

울어 예으리.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 되리.』

- <파랑새 1955> -

 

 

건강한 것만으로도 축복이 아니랴! 더 무슨 욕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