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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당신' -김영재- (가을 나들이)

최길시 2021. 10. 7. 11:37
글쓴이 kilshi 2007-10-25 19:30:40, 조회 : 1,077

 

내 안의 당신

김 영 재

강을 건넜으면

나룻배를 버려야하듯

당신을 만났으니

나를 버려야 했습니다.

내 안에

자리한 당신

바로 나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강릉엘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1977년 2월에 졸업한 강릉상고 35기들이 졸업 30주년 기념행사를 한다고 초청해 주었습니다. 30년 만에 처음 만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마음이 설렙니다. 마침 단풍철이라 내려가는 길엔, 가 본 지 20년도 넘었을 설악산에 잠시 들러 볼 생각이고, 올라올 때는 별나라공주님이 가르쳐 준 민둥산 억새꽃을 보려고 합니다. 찻길이 어떨지 몰라 가급적 빨리 떠나 쉬엄쉬업 가려고 하지만, 생각한 대로 권금성에도 올라가 보고, 억새숲을 거닐어 볼 시간이 될지는 모르겠네요. 처음 계획은 진고개를 넘어 소금강쪽으로 가든가, 옛날 딱 한 번 넘어본 적이 있는 구비구비 한계령을 넘을 생각이었는데, 강릉고 시절 함께 근무했던 동료 한 분이 지금 양양여고에 계신다고, 만나기로 하였기 때문입니다(그도 87년 2월에 헤어졌으니 벌써 20년이 지났군요). 한계령은 년 전 폭우에 아름다운 계곡이 많이 손상되었다고 하기에 설악산으로 돌아가기로 한 것입니다. 움직이기 귀찮아 그냥 지나쳐버리려던 가을을, 잘 익은 가을 향기를 뚫고 달려보게 되었습니다. 좋은 가을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