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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 시(詩) 감상(21) -마지막회-

최길시 2021. 10. 7. 10:36
글쓴이 kilshi 2007-10-11 19:39:16, 조회 : 1,379

 

 

우리말, 한문 혼용시

우리말과 한문을 섞어서 짓거나, 우리말로 형식만 7언시의 모양을 갖추어 지은 것들이다.

 

諺文風月(언문풍월)

 

靑松듬성듬성立 푸른 솔은 듬성듬성 서 있고

人間여기저기有 사람들은 여기저기 있구나.

所爲어뚝삐뚝客 이른바 난 척하며 어뚝삐뚝하는 손들이

平生쓰나다나酒 한 평생을 쓰나다나 술일세.

 

 

諺文詩(언문시)

 

諺文眞書섞어作 언문과 진서를 섞어서 지었다고

是耶非耶皆吾子 옳다 그르다 시비거는 놈은 모두 내 자식이다.

 

 

諺文詩(언문시)

 

김삿갓이 어느 절에 당도하였을 때였다. 마침 날도 저물고 시장도 한데, 다른 곳에 가 보아야 하룻밤 잠 잘 곳도 마땅치 않았다. 선비 한 사람과 중이 바둑을 두는데 끼어서 훈수를 하다가, 김삿갓이 사정을 말하였으나 들어주지 아니하고 쫓아버리므로 그 절 중에게 퍼부은 욕설이다. 극락세계에 가려고 불도를 닦는 중에게 ‘지옥에 가기 꼭 좋다’고 했으니…….

 

四面 기둥 빨갛다.

夕陽 행객 시장타.

네 절 인심 고약타.

地獄 가기 꼭 좋다.

 

 

이상으로 이명우 엮음 『방랑시인 김삿갓(金笠) 시집』을 가지고 해 온 김삿갓 시 감상을 마치겠습니다. 장시(長詩)도 좋은 것들이 많이 있었으나, 내가 옮기기 편한 것을 골라 옮겼습니다. 시중에 김삿갓 시집이 여러 종류가 출판되어 있으니, 관심이 더 많은 사람은 자기의 취향에 맞는 책을 사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