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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 시(詩) 감상(20)
최길시
2021. 10. 7. 10:27
글쓴이 | kilshi | 2007-10-09 20:43:53, 조회 : 1,198 |
파자시(破字詩)
김삿갓이 서당 훈장 생활을 하며 가련과 인연을 맺고 사는 마을에, 원생원, 서진사, 문첨지, 조석사가 별로 유식하지도 않으면서 김삿갓을 시기하고 미워했다. 어느 날 네 사람이 모인 곳에서 시 한 수로 그들을 싸잡아 욕을 해 주었다.
元生員(원생원)
日出猿生原(일출원생원) → 원숭이, 원생원(元生員)
猫過鼠盡死(묘과서진사) → 쥐, 서진사(徐進士)
黃昏蚊詹至(황혼문첨지) → 모기, 문첨지(文僉知)
夜出蚤席射(야출조석사) → 벼룩, 조석사(趙碩士)
해가 뜨니 원숭이가 언덕 위에 나타나고
고양이가 지나가니 쥐가 모두 몰살 되었네.
황혼이 되니 모기가 처마에서 달려들고
밤이 되니 벼룩이 자리 틈에서 쏘아대네.
어느 날 조좌수 집에 망녕쟁이 노인들이 모여 자기를 험담하는 말을 듣고, 그 노인들을 놀려 주었다. 그의 자유자재한 글재주로 그들의 이름을 풀어 골려준 것이다.
弄詩(농시) 조롱하는 시
六月炎天鳥坐睡(유월염천조좌수) → 조좌수(趙座首)
九月凉風蠅盡死(구월양풍승진사) → 승진사(承進士)
月出東嶺蚊簷至(월출동령문첨지) → 문첨지(文僉知)
日落西山烏向巢(일락서산오향소) → 오향수(吳鄕首)
유월 염천에는 새가 앉아서 졸고
구월 서늘한 바람에는 파리가 다 죽는다.
달이 동쪽에서 뜨니 모기가 처마 끝으로 달려들고
해가 서산에 지니 까마귀가 제 집으로 돌아간다.
이 외에도 기발한 파자시가 많이 있으나, 대부분 음담(淫談), 패설(悖說), 욕설(辱說), 정사(情事), 등을 나타낸 것들이기에 파지시 소개는 이것으로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