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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 시(詩) 감상(16)

최길시 2021. 10. 7. 09:53
글쓴이 kilshi 2007-09-22 17:11:51, 조회 : 898

 

모두들 벌써 고향에 갔는가, 내려다보이는 풍경엔 우체국 앞 태극기만 혼자 펄럭입니다. 갑자기 자동차 한 대와 인라인스케이트 타는 아이 하나가 그 조용한 그림 위를 가로질러 지나갑니다. 그러나 텅 빈 것 같은 저 아파트 속에 사람들의 마음은 지금 ‘추석’으로 한창 분주할 것입니다.

 

 

蛙(와)                                                             개구리

 

草裡逢蛇恨不飛(초리봉사한불비) 풀 속에서 뱀을 만나면 날아갈 수 없음을 한탄하고

澤中冒雨怨無蓑(택중모우원무사) 연못 가운데서 비 맞으면 도롱이 없다고 원망하네.

若使世人敎拑口(약사세인교겸구) 만약 개구리 같은 이 세상 사람들에게 입을 다물게 했더라면

夷齊不食首陽薇(이제불식수양미) 청렴한 백이 숙제도 수양산 고사리는 먹지 않았으리라.

 

세상 사람들이 불평과 불만에 가득차서 남을 헐뜯고 모략하는 것만을 일삼는 것을, 개구리가 울어대는 소리에 비유하여, 은연중 세상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시.

 

 

金剛山(금강산)                                                          금강산

 

松松栢栢岩岩廻(송송백백암암회) 소나무와 소나무, 잣나무와 잣나무, 바위와 바위 사이를 돌아

水水山山處處奇(수수산산처처기) 물과 물, 산과 산이 곳곳마다 기묘하도다.

 

어떤 선비가 ‘물’이라는 글자 두 개, ‘산’이라는 글자 두 개, ‘곳’이라는 글자 두개, 운자(韻字)는 기(奇)를 넣어 칠언시(七言詩)를 지어보라는 요청에 지었다는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