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 시(詩) 감상(15)
글쓴이 | kilshi | 2007-09-05 14:26:18, 조회 : 1,827 |
대학(大學)에 ‘부(富)는 집을 윤택하게 하고, 덕은 몸을 윤택하게 하는 것이니, 마음이 넓고 몸이 편안한 것이다(富潤屋 德潤身 心廣體胖)’ 라고 한 것처럼, 이 세상을 살아가자면 누구나 돈이 있어야 한다. 이 사람 저 사람의 손으로 옮겨 다니면서 위력을 발휘한다. 기생 매화가 돈에 팔려 갔다는 말을 전해 듣고 돈의 위력에 세삼 놀라며 지은 시(詩).
錢(전) 돈
周遊天下皆歡迎(주유천하개환영) 천하를 두루 돌아다녀도 누구나 너를 환영하고
興國興家勢不輕(흥국흥가세불경) 나라도 가문도 흥하게 하니 너의 힘이 가볍지 않도다.
去復還來來復去(거부환래내부거) 갔다가도 되돌아오고, 왔다가도 다시 나가며
生能捨死死能生(생능사사사능생) 살아서는 죽을 줄도 모르고, 죽었다가도 다시 사는구나.
김삿갓이 임진강에 당도하여 강변에 쉬고 있는데, 흰 모래밭이 넓게 펼쳐져 있고, 흰 갈매기들이 앉아 쉬고 있었다. 이 시는 흰 갈매기와 흰 모래를 구별할 수 없음을 읊고 있다.
白鷗詩(백구시) 갈매기 시
沙白鷗白兩白白(사백구백양백백) 모래도 희고 갈매기도 희고 모두 희고 희니
不辨白沙與白鷗(불변백사여백구) 흰 모래밭과 흰 갈매기를 분별할 수 없구나.
어가일성홀비거(어가일성홀비거) 고기잡이 노랫소리에 홀연히 날개치고 오르니
然後沙沙復鷗鷗(연후사사부구구) 그제서야 모래는 모래로 갈매기는 갈매기로 구별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