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9.이전) 자유게시판
셰익스피어 감상(134) ''내가 느끼는 사랑
최길시
2021. 10. 5. 12:29
글쓴이 | kilshi | 2007-05-29 11:22:00, 조회 : 1,039 |
셰익스피어의 예리한 통찰력과 적확한 표현력이 잘 나타나는 글입니다. 우리네 삶을 돌아보면, 대체로 어정쩡한 불확실함 속에 묻혀서 그냥 흘러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이거 같기도 하고 저거 같기도 하고, 사랑 같기도 하고 아닌 같기도 한 마음속이 이와 같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확실한 무엇을 위해서 어쩌지도 못하면서 말입니다. 이런 어정쩡함을 미화(美化)시켜 중용(中庸)의 덕에 포함시키면 안 되겠지요.
내가 느끼는 사랑
O heavy lightness, serious vanity,
Misshapen chaos of well-seeming forms,
Feather of lead, bright smoke, cold fire, sick health,
Still-waking sleep, that is not what it is!
This love feel I.
(Romeo and Juliet 1.1.181-185)
아, 무거운 가벼움, 진실한 헛됨, 겉은 근사하나
꼴사나운 혼돈, 납덩이의 깃털, 빛나는 연기,
차디찬 불, 병든 건강, 늘 눈떠 있는 잠, 그것 아닌 그것!
바로 이런 사랑을 내가 느끼고 있다네.
(『로미오와 줄리엣』1막1장 181-185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