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9.이전) 자유게시판

'그리운 이 그리워' -오 세 영-

최길시 2021. 10. 5. 10:36
글쓴이 kilshi 2007-04-26 09:28:29, 조회 : 1,094

 

 

이내 낀 봄날은 그리움이다.

한적한 완행열차의

우수에 찬 차창에 기대어

그리움을 찾아가는 그리움.

 

창밖을 내다보며,

‘과거로 가는 열차를 타고

잃어버린 사랑을 찾아가는 사람’을 상상해 보는 것도

잃어버린 세월에의 가슴 젖는 일이다.

 

전남 무안, 신안 선거 결과를 보고, 정의의 심판과 우리나라 세태의 흐름이 엇갈려 참 씁쓸한 아침이다.

 

 

그리운 이 그리워

오 세 영

그리운 이 그리워

마음 둘 곳 없는 봄날엔

홀로 어디론가 떠나 버리자.

사람들은

행선지가 확실한 티켓을 들고

부지런히 역구를 빠져 나가고

또 들어오고,

이별과 만남의 격정으로

눈물짓는데

방금 도착한 저 열차는

먼 남쪽 푸른 바닷가에서 온

완행.

실어 온 동백꽃잎들을

축제처럼 역두에 뿌리고 떠난다.

나도 과거로 가는 차표를 끊고

저 열차를 타면

어제의 어제를 달려서

잃어버린 사랑을 만날 수 있을까.

그리운 이 그리워

문득 타 보는 완행열차

그 차창에 어리는 봄날의

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