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雪戰』(법정이 묻고 성철이 답하다)
글쓴이 | kilshi [홈페이지] | 2016-03-10 16:34:39, 조회 : 670 |
첫 번째 이야기 : 我, 자기를 바로 보라
* 생사가 곧 해탈이고 생사 이대로가 열반입니다. 현실을 바로 보기만 하면, 마음의 눈만 뜨면 지상이 극락입니다. 이 현실 그대로가!
* 스님을 뵈려면 누구나 불전에 3천배를 해야 한다는데... '나를 자꾸 찾아오는데, 여기 올 때 나를 찾지 말고 부처님을 찾아오시오'라는
뜻으로
* 큰스님께서는 간단하게 무엇을 불교라고 말씀하시겠습니까?... '불교란 부처님의 가르침'이니, 곧 깨친사람의 가르침이다.
* 우리(보통사람)에게 일체만법의 근원을 깨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까?...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 '모든 중생이 부처 자기와 똑같은
절대적이고 무한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분별망상에 집착하여 깨닫지를 못할 뿐이다.'
* 성불이란, 부처가 되는 것이 아니라 본디 부처임을 깨닫는 것. 부처님 계신 곳은 바로 지금 그대가 서 있는 그 자리.
* 기존의 가치체계나 규범이 크게 흔들리는데, 어떻게 하면 인간다운 인간 노릇을 할 수 있을까?... 정신이 주가 되고 물질이 종이 되어
따라오게 해야 할 것.
* 사회가 어긋나기 시작한 근본원인의 책임은?... 정신적인 지도자 역할을 맡고 있는 종교인에게 있다. 성직자인 우리가 참회해야 한다.
* 현대인이 의지할 가치의식은?... 인간의 존엄성 회복이다. 먼지낀 거울을 닦아내듯이 인간의 존엄성을 복구해야 한다.
* 스님 공양을 보면 간을 거의 안 하시는 데 그 가닭은?... 출가하여 수도 시작하면서 결심한 것은, 세가지(의 식 주) 생활에 가난하게 살
아야 한다 였다. 삼베 광목 옷과, 맛있는 것 안 먹으려면 간을 안 할 것, 좋은 집에 안 사는 것이다 -이것은 곧 최저의 생활로 최고의 노
력을 해야 하기 때문. 그것이 수행의 근본이라고 생각한다.
* 자신에 대한 염려에 앞서 남을 염려하는 마음으로 돌릴 때 인간은 비로소 성숙해진다. 이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종교는 친절이다. 작은
친절과 따뜻한 몇마디 말은 이 지구를 행복하게 한다.
* 스님의 생활신조랄까 좌우명은?... '영원한 진리를 위하여 일체를 희생한다'
* '영원한 진리'... 현재로선 나는 불교가 가장 뛰어난 진리라고 생각한다. 만약 앞으로 불교 이상의 진리가 있다는 걸 알면 당장 벗어버릴
것이다. 나는 진리를 위하여 불교를 택한 것이지 불교를 위하여 진리를 택한 것이 아니다.
* 많은 생물 가운데 인간만이 자기가 언젠가는 죽는다는 걸 안다. 스님의 생사관은?... 삶 이대로가 열반이고 해탈이다. 생사가 곧 해탈이
고 생사 이대로가 열반이다. 마음의 눈만 뜨면 지상이 극락이다. 이 현실 그대로가!
* 육신을 버릴 때의 각오는?... 생명 자체를 사람에 비유하면 육신은 옷이다. 옷이 떨어지면 바꿔 입는 건 정한 이치다. 옷을 갈아입는다
해도 해탈이라는 것은 변동없다.
* 다음 생에 이루고싶은 소원이 있으시다면... '다음 생'이란 본래 없다. 본시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없다.
두 번째 이야기 : 俗, 처처에 부처이고 처처가 법당이네
* 모든 생명을 부처님으로 모셔라. 모든 존재를 부모같이 섬겨라. 모든 사람을 스승으로 섬겨라. 이것이 불교의 3대 조건입니다.
* 세상에 드러나는 걸 몹시 싫어하는 스님께서 '선문정로'란 책을 써 종단 안팎에 나누어 준 동기는 무엇입니까?... 불교의 근본은
깨달음에, 깨달음은 禪에, 禪은 見性에 있다. 요즘 누구든지 참선 사흘도 못 돼 견성하고 성불했다고 한다. 불교의 근본이 흔들
리며 종단에 큰 혼란이 와있기 때문. 古佛古祖들은 어떻게 견성했는가, 성불, 깨달음에 대해서 바로 알고 파멸이 오지않도록.
* 禪의 요체를 한마디로 말씀하신다면?... '요새 날이 추우니까 핫옷(솜옷) 입었지요? -법정스님은 성철스님의 이 말씀을, 추우면
누비솜옷을 입듯이, 있는 그대로의 현실과 현상의 정체를 자각할 수 있는 開眼이 곧 선이라는 뜻으로 풀이하셨다-
* 요새 젊은이들에게 권하고싶은 책이 있다면... '보현행원품' -존재의 실상,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
* 스님께서 인류 역사상 존경하는 인물은?...부처님-자아문제를 처음 소개한 분-, 육조스님-중생과 현실을 알려준 분-
* 불교의 근본사상은 무엇이며 불자들은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불교의 근본사상은, '중생이 본래 부처이고, 현실이
극락세계이며, 현실 이대로가 절대다' 마음의 눈을 바로 뜨면 광명, 극락, 부처를 따로 찾을 것도 없고, 이리 가도 부처 극락이요,
저리가도 부처 극락인 것이다. 세상 모든 존재를 부처로 섬겨라. 모든 상대가 부처님인 줄 알고 섬기고 존경하고 봉양하는 것이 불
공이고, 그렇게 하면 그대로가 극락세계인 것이다.
* 오늘의 우리 불교 교단은?... 낙후되어 가는 불교의 자질 향상을 위하여 불교 2세에 대한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다.
* 어떻게 하면 진실한 수행자가 될 수 있는지... 우리가 세속을 버리는 것은, 나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성불하여 중생을 위해서, 남을
위해서 살기 위함이다.
* 공부의 5단계란... 첫째 잠을 적게 잔다. 둘째 말하지 말라. 셋째 문자를 보지 마라. 넷째 과식하지 말고 간식하지 말라. 다섯째 돌아다
니지 말라. 5계를 지키며 10년을 공부하면 성불할 수 있다.
* 크게는 한 나라를 다스리는 최고 권력자를 비롯하여, 작게는 한 기업체를 이끄는 사장에 이르기까지 바람직한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자질은?... 지도자라면 사리사욕을 버려야 한다. 그래야 전체가 잘살게 되고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 이야기 : 佛, 네가 선 자리가 바로 부처님 계신 자리
* 그래도 우리가 행복한 것은, 천당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본시 천당에 살고 있고, 본시 극락에 살고 있으며, 본시 해탈한
절대적 존재라는 사실에 있습니다.
* 큰스님, 다른 종교와 불교의 차이점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셨으면 합니다... 유교는 공자님이 중국의 삼경이나 육경을 많이 외워서
그 문자에 의지하여 세운 것이고, 예수교는 예수가 하느님의 계시에 의해서 성경에 의지하여 세웠으니 절대신의 계시가 그 출발점이
되고 있습니다. 불교는 2500년 전 인도에서 시타르다가 보리수 아래서 깨달음을 이룬 데서 출발한 것입니다. 스스로으 힘으로 자성
을 깨치는 것으로 출발했다는 것이 다른 것입니다.
* 스님들이 출가하여 공부하는 것도 부처가 되기 위한 것입니다. 성불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습니까?... 모든 부처님과 역대의 조사
모두가 자기의 마음을 깨쳐서 성불하였습니다. 언어 문자와 이론으로 성불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 자성을 깨쳐 성불한다면 참말로 절대자가 될 수 있습니까?... 깨치면 절대자가 될 수 있느냐는 의심도 들 것이지만, 그것은 자성을
깨쳐봐야 압니다. 깨우치면 세상의 모든 법칙에 통달하게 되고 일체의 이치에 밝아집니다. 사람들에게 자성을 깨우칠 무한한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부처님께서 바로 증명하여 세상에 선포한 것입니다.
* 그러면 장경각의 '팔만대장경'은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금강산이 아무리 유명해도 사진이나 소개문이 있어야 그걸 보고 구경갈 마
음이 생기고 구경하러 가는 사람도 있듯이, '팔만대장경'이 있어서 불교란, 부처님이란 어떤 것이라는 설명과 소개가 있어야 부처님이
귀하고 불교가 좋은 줄 알고 믿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서울 사진만 들여다보고 연구해 봐야 서울을 직접 볼 수 없듯이, '팔만대장
경'만 들여다본다고 깨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법문하시며 그 언어문자는 달 가리키는 손가락이라 했습니다. 그러니 손가
락만 보지 말고 달을 보라 했습니다.
* 성철스님은 제자들에게 '책 보지 마라'고 이르셨다. 그러면서 당신은 장서만 5,6천 권 소장하신 독서가셨다. 법정스님은 성철스님의
그 말씀을, '지식에 안주하지 말라'로 풀이하셨다. 스스로 탐구하고 몸소 체험하는 것만이 오롯이 자기 것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 중국 선종(禪宗)에 대하여 간략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선종은 인도 달마스님으로부터 전해와 중국 육조스님의 공이 컸습니다. 일자
무식이었지만 불법을 바로 깨쳤기 때문에 육조가 되었습니다. 선종의 상대 되는 교종(敎宗, 교리를 중시하는 종파)은 당나라 불교 박
해 때 풍비박산 되었지만, 자성을 깨쳐 남에게 이익을 주는 선종은 오늘날까지 이어와 동북아 정신문화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불립문자(不立文字)란 말이 그것입니다.
* '마음이 곧 부처(즉심즉불(卽心卽佛)'라는 말을 설명해 주셨으면 합니다... 나는 '마음이 부처'라는 말 외에는 모두 '삿된 믿음'이라고
봅니다. 나만이 아니라 역대 조사 스님 모두가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오직 마음을 알고 마음을 깨쳐야 된다는 말입니다. 곧 내 마음이
부처라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 성철- 마음이 눈을 뜨면 결국 자성(自性)을 보는데, 그것을 견성(見性)이라고 하지요.'팔만대장경'도 '마음 심(心)' 한 자에 모든 것이
귀결됩니다.
* 법정- 마음이니 부처니 중생이니 하지만 이 셋은 결코 근원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 부처와 보살을 밖에서 만나지 말고 집 안으로 불러
들이면 가옥이 가정으로 바뀌고, 삶이 기쁨과 고마움으로 채워질 때 삶의 향기가 배어납니다. 이것이 바로 마음의 향기입니다.
* 불교가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는 무엇입니까?... 모든 종교가 그렇듯이 '영원한 행복 추구'입니다.
* 불교와 기독교의 차이점은?... 기독교가 추구하는 영원한 행복은 하느님이 계시는 천당으로 가는 것. 불교는 절대 무한의 세계를 자기의
마음속에서 찾는 것. 내 마음속에 있는 무한하고 절대적인 능력을 개발하여 자기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하는 것(自利利他)이 불교의 근
본입니다.
* 불교의 중도이론, 중도를 깨우칠 수 있는 방법인 선정(禪定), 자정기의(自淨其意), 등의 어려운 내용은 생략.
* 부처님의 6년 고행설, 29세 출가설에 대한 설명.
* 불교의 윤회사상, 인과사상, 업사상이 부처님의 독창적인 사상인지요... 윤회사상은 인도의 옛날부터 내려온 사상인데, 부처님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기네 인용했다고 봅니다. 부처님은 스스로 바르게 크게 깨쳐 생사를 해탈하는 근본원리를 사람들에게 가르치고 소개하여
중생들이 부처님이 되는 길을 활짝 열어 보이셨던 것입니다.
* '법화경'에서 말씀하신 '구원겁(久遠劫) 전부터 성불했다'는 뜻은?... 부처님게서 정각을 이루고 보니, 이것을 내가 처음 깨달은 진리가
아니고, 여래 자신이 세상에 나오거나 나오지 않았거나 이미 정하여져 법으로 확립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알고보면 우리 중생
이 본래부터 성불해 있음을 말한 것입니다.
* 성철스님의 출가 기연...생략
* 새해를 맞으며 이 풍진 세상을 살아가는 길잡이가 될 시원한 법문을 들려 주십시오... 전생도 없고 내생도 없고 금생뿐이다. 중생이 본
래 부처고, 우리가 본래 광명 속에 살고, 우리 자체 이대로가 광명이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본지풍광(本地風光)이라 한다. 그런 광명을
눈감고 못보고 았으니 답답하다. 어떻게 해서든지 마음의 눈을 밝게 뜨자. 현실 이대로가 극락이다. 마음의 거울에 낀 때, 먼지를 닦아
내자. 화두를 깨치고, 욕심을 버리고 남을 도우면 마음 거울의 때가 녹는다. 천당 극락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본시 천당 극락
에 살고 있다, 내가 본시 해탈한 존재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