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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暝想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최길시 2021. 10. 26. 07:34
글쓴이 kilshi [홈페이지] 2013-11-02 06:33:26, 조회 : 1,010

 

 

옛날 고등학교 교사 시절,

1학년 국어교과서에 ‘페이터의 산문(散文)’이라는 단원이 있었다. 이양하(李敭河)가 쓴…….

“만일 나의 애독(愛讀)하는 서적(書籍)을 제한하여 이삼 권(二三卷) 내지 사오 권(四五卷) 만을 들라면……”으로 시작하는.

그 글은 ‘월터 페이터’가, 황제의 연설이라 하여, 로마의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暝想錄』에서 임의로 취재하여 자기 생각을 덧붙여 쓴 글을, 다시 지은이가 번역하면서 설명을 붙인 글이었다.

나는 그걸 가르치면서, 1,800여 년 전에 황제가 썼다는, 그 구절 하나하나가 폐부를 찌르고, 인간의 삶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그 『명상록(暝想錄)』을 간절히 읽어보고 싶었다. 그러나 그 때 나는 그걸 읽을 만한 시간의 여유를 갖지 못 해(내 영어, 일본어 공부 때문에) 끝내 읽지 못하고 말았다. 그 책을 손에 들어 본 적도 없으면서 학생들 앞에 버티고 서서 뭘 가르친다고 하는 것에 일말의 부끄러움과 미안함이 밑바닥에서 꿈틀거리는 것을 지긋이 누르면서…….

그런데 며칠 전 문득 그 생각이 떠올라, 도서관에서 빌려와 30여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들고 앉으니 감회랄까 한심함이랄까 아무튼 야릇한 상념이 간단없이 스친다. 읽으면서 틈틈이 몇 구절을 올려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