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기의 목장통신 - 청국장을 아신다구요?
글쓴이 | 김명기 [홈페이지] | 2012-03-25 06:40:40, 조회 : 944 |
김명기의 목장통신 - 청국장을 아신다구요?
우리가 흔히 맛있게 먹는 청국장은, 전시(戰時)에 단기숙성으로 단시일 내에 제조하여 먹을 수 있게 만든 장이라 하여 전국장(戰國醬), 또는 청나라에서 배워온 것이라 하여 청국장(淸國醬)이라고도 하며, 전시장(煎豉醬)이라고도 한다. 청국장은 콩을 삶아 질그릇에 담고 짚으로 싸서 따뜻한 방에 둔다. 그러면 납두균이 번식하여 진이 생기게 된다. 이때에 볏짚이 지닌 균의 활성이 좋고 나쁨에 따라 맛이 달라지게 된다.
청국장의 역사는 고구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니까 1,400년 정도 된다고 한다. 옛 고구려와 발해의 땅 이였던 만주 지방에서 말을 몰고 다니던 우리의 선조들은 콩을 삶아 말안장 밑에 넣고 다니며 수시로 먹었다고 하는데, 말의 체온(37~40℃)에 의해 삶은 콩이 자연 발효된 것이 청국장의 원조라 할 수 있다.
이후 이 청국장이 한반도 전역으로 내려와 서민의 유용한 단백질 공급원이자 왕가의 폐백식품으로 널리 애용되었다고 하는데, 우리나가 문헌상의 기록으로는 김부식이 편찬한 ≪삼국사기≫에 ‘시()’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한다, 서기 687년, 신라의 제31대 왕인 신문왕이 김흠운의 딸을 왕비로 맞을 때의 폐백 품목에 이 ‘시’가 있었다고 한다.
청국장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이 음식이 실크로드를 따라 중국의 서역까지 가게 되고 네팔, 인도네시아, 베트남 심지어 서남아시아의 러시아 등지에서까지 청국장을 먹는 민족들이 많아졌다. 이 청국장이 한반도를 통하여 바다 건너 일본까지 건너갔다. 7세기 신라의 문헌에 왕비의 폐백으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시`로 등장하며, 1715년 홍만선의 `산림경제`에 청국장에 해당하는 `전국장`이란 이름이 나온다. 병자호란 때 청나라 군량으로 쓰이면서 오늘날 사용하고 있는 청국장이란 명칭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대망이라는 일본의 역사소설에, 일본의 통일시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덕천가강,德川家康)는 1572년 미카타가하라 전투에서 가이의 호랑이 신겐장군에게 쫓겨 옷에 똥을 싼 줄도 모르고 혼비백산했다.] 라는 대목이 있다. 덕천가강은 ‘안장에 차고 있던 된장이 터져 흩어진 것’이라고 했는데. 이것이 청국장인지 진짜 똥인지는 알 수 없다. 어쩌면 진짜 안장 밑의 청국장이 터진 것인데, 전쟁 때문에 지치고 성난 백성들이나 군인들이 헛소문을 지어낸 것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도쿠가와는 성으로 돌아와 구린내를 풍기며 “지금 당장 화공을 불러 내 모습을 그리게 하라, 오늘을 결코 잊지 않으리라”고 했다니, 보통 인물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일본의 대표적인 세 장수와 새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새가 울지 않으면 죽인다. - 오다 노부나가, 織田信長(직전신장),
새가 울지 않으면 울게 만든다. - 도요토미 히데요시, 豊臣秀吉(풍신수길),
새가 울지 않으면 울 때까지 기다린다. - 도쿠가와 이에야스, 德川家康(덕천가강)
라는 세 장수의 스타일을 표현한 것인데, 새가 울 때까지 기다린다는 인내의 덕천가강이 결국 일본을 통일했다. 한국의 승마산업이 울 때까지 우리도 기다려야 하나? 그건 너무 늦다.
결국 승마산업은 우리 승마인들의 몫이다. 우는 아이 젖 준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무슨 수를 쓰던 새를 울게 만들어야 한다는 풍신수길의 지혜와 전략이 아쉬운 요즘이다.
한국국토대장정기마단 훈련대장 牧馬 김명기 allbaro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