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길시 2021. 10. 22. 09:29
글쓴이 김명기 [홈페이지] 2012-01-28 07:18:22, 조회 : 1,100

 

 

울진 가는 길

울진으로 가는 길은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서울서 출발한지 2시간 30분이 지났지만 강원도 용평 근방을 지날 뿐입니다, 아직도 154km가 남았습니다, 문득 이렇게 먼 곳에서는 무슨 일로 먹고살까? 의문이 듭니다. 물론 무식하고 오만한 도시 것의 기우입니다. 오늘 울진에서 사람이 사는 방법을 또 한가지 배우게 되겠지요.

문득 선주인 한 지인이 생각납니다. 후포에서 조업중이라던 그분은 구룡포로 이동해서 작업중이랍니다. 오래전, 그분과 함께 성능 좋은 어선용 망원경을 구입했습니다. 바다에 가면 늘 망원경으로 빈 바다를 살핍니다. 아름다운 것들은 언제나 가슴 속의 추억입니다. 난 망원경으로, 볼 수 없는 것을 보려는 어린이가 됩니다.

무지개 다리가 있습니다, 궁금해 하고 다가 갑니다. 무지개 다리에 닿으려는 노력은 여전히 어림없는 일인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다리로 다가가려는 한걸음은 두근거림이고, 깨달음이고, 즐거운 추억입니다. 어쩌면 친구들이 모두 돌아간 뒤에도 나는 망원경으로 무지개 다리쪽을 바라보는 철부지인 것만 같습니다.

울진으로 가고 있습니다. 운이 좋으면 울진에서 멋진 무지개를 보게 될지 모릅니다. 그러면 호주머니에서 뭔가 신기한 것을 꺼내, "요것봐라!" 하고 자랑하는 어린이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나의 벗들과, 내가 발견한 것들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아득한 길에는 눈이 내리고, 울진은 거대한 대왕 고래처럼 멀리서 나를 기다립니다.

한국국토대장정기마단 전설의 훈련대장 牧馬 김명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