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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은 여전히 멀다.

최길시 2021. 10. 21. 06:27
글쓴이 김명기 [홈페이지] 2011-08-06 10:12:09, 조회 : 872

 

 

고향은 여전히 멀다.

아침. 창밖의 눈부신 태양을 보고, 와앗! 세상은 참 멋지다. 태어나길 잘 했군! 하고 감탄했지만, 한 낮의 무더위엔 그만 어질어질해져 버렸다. 오늘은 적도에 머물지만, 다가오는 겨울엔 이 여름이 그리워지겠지. 지난 모든 그리운 것들처럼!

어쩐지 삶이 슬슬 제대로 풀려 간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이미 실패는 시작된다. 이제 방황을 멈추고 이 사람과 함께 이 행성에 뿌리를 내려 볼까? 결심의 시기, 이별은 단칼에 일상을 내리쳤다. 내 삶은 이런 단절과 절망의 반복.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좌절하지 않고 실패, 배신, 이별을 견뎠다. 마치 뇌 한쪽을 상실한 사람처럼. 내게는 절망과 실연의 감각기관이 없는 것처럼. 적어도 겉으로 나는 웃었다. 어두운 해변, 소주잔 속으로 뛰어드는 별을 보며 파도와 함께 울었다는 것은 결국 개인적인 비밀이다.

그래서 나는 잘한 것일까? 나 자신에 너무 가혹하면 언젠가 병이라도 나려나? 겉보기에 나는 돌처럼 단단하게 굳어지고 있다. 결코 내가 원했던 것은 아니지만 절대로 운명에 질 수는 없다. 포기 하지 않으면 진 게 아니다.

"대단하십니다. 또 부럽기까지 합니다. 은근과 끈기의 배달의 민족이라고 배웠지만, 저에게는 없는 민족의 끼가 단장님한테만 있는 것 같아 죄송하기까지 합니다. 열심히 열과 성을 다 할 수 있을 때가 청춘인가 봅니다."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꿈을 지니고 산다. 불굴의 의지. 부럽다. 라고 한다. 그러나 내가 말하지 않은 것 한 가지, 꿈은 눈물을 먹고 자란다. 희망은 눈물을 먹고 자란다. 민주주의와 꿈과 사랑은, 눈물을 먹고 자란다. 그게 오늘 까지 내가 배운 진실. 하지만 나는 눈물을 흘리지 못한다. 다행이 그쪽 기관이 고장 난 것 같으니까.

올해, 나는 해변에 앉아 파도가 대신 울어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소년은 어느새 나이 들고, 고향은 여전히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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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문마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