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을 감히 ‘성자(聖者)’라고 부릅니다.
글쓴이 | 김명기 [홈페이지] | 2011-01-05 11:44:10, 조회 : 987 |
나는 그들을 감히 ‘성자(聖者)’라고 부릅니다.
재활 승마, 장애인이 말을 타고 소정의 운동을 하여 장애 기능의 호전상황을 기대하는 것. 정도로 다들 알고 계십니다. 장.애.인.이. 말.을. 타.는. 것. 딱 9자입니다. 간단합니다. 원리도 그렇구요.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릅니다. 장애인이 말을 타려면 전문적인 재활승마 전문가가 한 필당 5명이나 필요합니다. 지도자, 위험 상황 알리미, 말을 끄는 리더, 말의 좌우에서 보조해 주는 사이드 워커 2명 . 이게 현장의 재활승마 시에 필요한 인원입니다. 물론 지도자와 알리미는 마필 5~6두당 1명이 필요한 것이니, 재활승마용 말이 5두라면, 총 18명에서 20여명의 전문 지도자가 필요한 것이지요. 국내에는 전문 인력 거의 없습니다.
인터넷에 재활승마 치면, 아무 것도 모르는 장애인의 부모나 말에 관해 전혀 문외한인 학생 지원자 등이 말을 끌고 있는 사진이 부지기수입니다. 물론 기승한 장애인들도 헬멧이나, 안전조끼 등의 기초적인 안전 장비도 없습니다. 말에 대해서 전혀 모르니, 500Kg이 넘는 말을 끌며 슬리퍼를 신고 있습니다. 밟히면 발가락 부러집니다. 이게 대한민국 재활승마 현실입니다. 거의 대부분이죠.
더 깊이 보면, 장애인마다 증세와 효과가 다르죠. 거기에 따른 프로그램이나, 그 결과에 대한 보고서조차 변변히 없습니다. 말 그대로 장애인을 말 태우고 끌어주는 겁니다. 어디로 가는지, 어떻게 가는지, 지도도, 네비게이션도, 경험마저도 없습니다. 게다가 정부 지원도 없습니다. 선진국은 보험으로 된다고 하더군요.
여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장애인을 위해 노력하는 젊은이들이 있습니다.
새벽 추위를 뚫고, 겨울밤의 어둠과 뼈를 얼리는 강추위 속에 재활을 위해 노력하는 장애인들과 그들을 보조하는 교관들입니다. 한겨울 운동장의 얼음을 깨고, 눈을 치우고, 말을 조련하는 일이 재활승마의 기초입니다. 열악하기 짝이 없는 상황에서 반드시 안전과 기본을 지킵니다. 물론 커리큘럼과 보고서도 꼼꼼히 작성합니다.
나는 그들을 감히 ‘성자(聖者)’라고 부릅니다. 겉으로는 ‘느이가 이런 착한 일 언제 해보니? 나중에 지옥 갈 때 이걸로 염라대왕과 거래해라.’ 라고 놀리지요. 그러나 나는 그들의 노력과 열정에 늘 감탄 합니다. 때로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지요. 체감온도 영하 20도에 누가 타인을 위해 이런 일을 하겠습니까?
재활승마. 뼈를 깎는 노력입니다. 자신의 증세를 호전시키기 위한 장애인들의 노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여러분! 혹시 말이 놀랄 지도 모르니, 소리 없이 박수를 쳐주세요. 그리고 재활승마가 뭔지, 단 한 번만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 주세요. 오늘도 칼바람 부는 운동장 한구석, 여러분과 같은 정상인에 가까워지려고 눈물겨운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